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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캐슬에 입성하다.

자유로운 영혼(이국희) 2019. 2. 23. 06:43

제주 공항에 내리니 비가 내린다.   가볍게 내리는 비는 우산을 쓰지 않아도 괜찮았다. 

 마치 가뭄에 단비가 내리 듯. 제주 살이 일주일의 꿈을 실고 온 나에게 첫 번째 환영 인사인 셈이다. 그녀가 보내준 카톡으로  주소를  다시 확인하며  제주 공항에서 시외버스 181번에 올랐다. 버스  타고 온 시간이 김포에서 제주로 온 시간보다 길게 느껴졌다.  마치   대관령 아흔아홉 고개를  넘어가는 것 처럼 구비구비 산허리를 끼고 계속 달렸기 때문 이다. 친구가 멀미를 하고 나도 미식거리기 시작할 때 비석거리에 내렸다. 차창 밖에으로 한라산 둘레길이란 팻말이 보여 한라산 중턱을 달리므로 멀미로 지루한 것을 알았다. 다시 택시를 타고 서귀포시 ***로 ##번지 도착했다.

저녁 어둠이 내려 앉은 주변에는 주택 보다 귤 하우스 단지이다.  대문에 들어서 카톡으로 보낸 둘만의 비밀장소에 접선하여 쉽게 성문을 열 수 있는 열쇠를 찾았다. 보물섬에서 보석을 발견하듯 가슴 떨리며 현관에 들어섰다.

정갈하고 깔끔한 분위기가 그녀의 성품을 풍기며 나를 사로 잡는다. 무엇보다도 거실 한 켠에 자리잡은 책장에 한국사 전집이 나를 반긴다.

여장을 풀고 누룽지를 끓여 김치와 물김치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차 한 잔을 하여  15년 전 *** 캐슬의 성주인 아름다운 그녀와의  추억을 더듬어 본다.


그녀는 가족과 해외 여행을 다녀온다고 했다. 작년 제주 여행 때 우연히 연락이 되어 만났을 때 내가 제주살이 1달 하고 싶다고 했다.   그 때 그말을 기억하고  여행 기간 동안 자기 집에 와서 제주 살이를 하시라고 연락이 왔다. 

그렇게  꿈을 실현하게 되었다.   그녀는 이 집의 안주인 이다.

난 이 집을 제주 캐슬이라 명명했다.  


내가 안양시자원봉사센터 재직시 봉사자들의 사랑방인 

 '아름다운 동행' 카페지기 업무를 담당했었다.

    그 때 카페에 올린 글이다.


봉사활동이 그녀를 메니저로 탄생하게| 안양센터는 지금




그녀는 안양이 타지역이었다.

고향인 울산을 떠나 남편직장이 가까운 안양으로 이사를 온지 3년차

자녀의 손길이 떠난 중년여성으로  취미생활만 하기엔 좀 그렇고 무엇인가 사회를 위해 할 일을 없을까 하며  고민할 때

한 아파트에서 만난 또래 여성으로 부터  봉사활동 권유를 받았다고 했다.

울산에서는 직장을 다녔기때문에 봉사라는 것은 다소 생소했다고 하였다.

마음이 이끌려 자원봉사센터를 찾았을 때 나와 첫 만남이 되었다.  봉사 초년생으로  봉사신청서를 받으며  봉사프로그램을 상담하고 수혜처와 연결하여  배치하였다.

책임감으로 조용하게 접근하며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이 신뢰감을 주었다.


자원봉사 기본교육도 받고..

처음엔  독거노인 방문봉사. 복지시설 안내봉사. 아름다운가게 봉사. 등 연계하였다.  그 후   활동에 만족하며 

취미생활로 풍물도 한다고 들었다.

와 ~ 정말 멋있다.. 여가를 최대한 활용하는  지혜에 감탄을 했는데..


어느날...

사무실로 찾아와 봉사를 못하게 된 이유를 쑥쓰럽게 이야기 했다.

이유인즉...

군포 아름다운가게 점의 직원이 출산 준비로 휴직이라 운좋게 인턴 사원으로 추천 되었으므로 현재 활동 중인 봉사를 잠시 중단 하게 되어  미안하다고  하였지만 정말 축하 할 일이라며 함께 기뻐했다.


봉사로 인해 얻은 인턴사원

자원봉사의 4대 원칙 중 하나인 무보수의 봉사자에서 인턴이 되어 보수를 받게 되었으니

만족감은 더 컸을 것이다.



일상의 자원봉사가 주는

뜻하지 않는 보너스가 가끔은 우리들을 기쁘게 한다.

축하도 할 겸 아름다운가게 군포점을 방문 해보니 역시 그 잠재능력이 느껴진다.

활동적이며 깔끔하고 신뢰감을 주는 스마트한 그녀가 인상적이었다.


2004년 경기도 지원으로 안양 명학역 근처에 '아름다운 가게'가 탄생하였다.

봉사자 요청으로 50여명을 아름다운 가게에 연계였다.  그 중 한 사람이 그녀였고

군포 점주에 추천되어 자원봉사 활동이 매개로 계약직 메니저로 활동하게 되었으니

그 때 그 소식을 듣고 '아름다운 동행' 카페에 올린 글을 찾아  다시 읽어 본 이유였다.


그 녀와의 15년 만에 해후 이야기를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