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병환중인 아버지에게 거짓말을....

자유로운 영혼(이국희) 2011. 8. 31. 10:49

거짓말....

불현듯 내게 아픈 기억이 떠오른다..

 

나의 친정아버지는 병환으로 자리보전을 2년정도 하시다 돌아가셨다.

오랜 병시중을 들던 엄마도 많이 힘들었던

그때

생의 애착이 많으셨던 아버지는

어느날 엄마 몰래 나를 살짝 부르시더니

당신께서 종로에 있는 보령제약에서 한약을 지어먹으면 좀 낫겠다고

간절한 눈빛으로 부녀지간 밀담을 나눈 나는 고민에 빠졌었다.

 

 

의사가 한약이 좋지 않다고 하는데 굳이 환자가 한약을 먹으면 살것같다고

하는데.... 자식된 도리로 어찌하여야 하나...

 

엄마에게 사실을 고백하고

안양에 있는 권률 한의원에서 사정을 이야기 하고

한약 한제를 지어서

보령제약 겉봉투에 넣어 아버지께 갖다 드렸다.

 

아버지는 무척 기뻐하시고

그 약을 드시고 좀 나아졌다고 하며

자식인 나에게 고맙다고 하실때  난 아버지 몰래 눈물을 훔쳤다..

 

보령제약에 대한 아버지의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줄 그때 알았다..

 

그후 얼마 안가서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보령제약 봉투에 권률 한의원 한약을 넣은 나의 거짓말은...

오래 도록 가슴에 묻혀

아버지를 기억하게 한다...

 

그런데  그후...

왜 제약회사인데.. 아버지는 한약을 꼭 거기서 지어오라고 하셨으며

나는 .... 제약회사 인데.. 굳이 종로까지 가서 약 몇개 사면서

제약회사 봉투를 얻어서 그 안에다 한약을 넣어 드렸을까....

 

 

출처 : 아름다운 동행...
글쓴이 : 별들의 이야기 원글보기
메모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술 마시는 풍경  (0) 2011.11.09
1950년 6월15일 빛 바랜 사진  (0) 2011.11.09
[스크랩] 봄 눈꽃이....  (0) 2011.08.31
[스크랩] Re:무심천  (0) 2011.08.31
석별  (0) 2010.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