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주말농장

더드미 농장 가을소식

자유로운 영혼(이국희) 2011. 10. 29. 12:24

 

 

 

 

더드미 농장 가족께

 

가을은 이미 깊어졌습니다.

단풍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가을 꽃을 피워내는  나무들의 생태가

신비롭고 그 자연의 섭리에 숙연해지는  가을이....

안양의 나무가 은행나무라서 일까

가로수 아래로 후두둑 떨어지는 은행을 줍는 사람들의

모습은  노란융단의 정복자처럼    

가을을 만끽하며  여유로운 일상을 즐길 줄 아는

행복한 사람들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안녕하시죠

무심한 것도 아닌데  너무 오랫 만에 소식을 드리네요,

가을 배추농사가  상상을 초월한  풍작으로  신기하고  기특해요.

척박한 땅에서 이렇게 잘 자라는 것은  그 만큼 애정을 갖고 정성을 다한

농심의 성과가 아니가 합니다.

그렇게 가을이 무르 익어가고 있네요  더드미 농장도...

 

가끔 농장을 찾을때 마다 현장 스케치가 참 재미있습니다.

호박을 심어놓고 공동의 작물이라고 공지하고

긴 여름 장마로 호박을 볼 수가 없더니만 언젠가부터 호박꽃에 벌들이 바쁘게 수정하기에

그 광경을 동영상으로 찍으면서 호박꽃이 왕실처럼 화려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처음 느꼈답니다.

우린 흔히 젊음을 잃은 여인들의 대명사처럼 호박꽃을 그렇게 표현하였는데

그런 편견이 무색하리만큼  호박꽃이 지닌  황금색궁궐의 아름다움은   새로운 발견이었습니다.

며칠 후 호박이 여기 저기 잘 열리고 있기에 호박 인증샷을 찍어두고

따 먹기도 아깝고 좀 더 크면 한꺼번에 따서 함께 나눠야지 했는데............

어느 날 가보니 세샹에 이런 일이  호박이 전부 하늘로 사라졌나봅니다. 

만져라도  볼 것을  또한 늙은 호박을 따서  호박죽을 농장에서

함께 쑤어 먹어야겠다는 야무진 계획은 아쉽게도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농장 쉼터는 민광규영농회장이 깨끗이 정돈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일전 배추.무 모종하신 값은 어떻게 영농회장께 드리셨는지요

저에게 한가족만 10.000원 입금해주셨는데  다른 가족은 ?

또한 텃밭에서 발생하는 작은 쓰레기는 꼭 집으로 챙겨가시는 것 아시죠

자꾸 쌓이고 방치하는 것은 이웃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며

농심이 아니라는 것쯤은 아시죠.

 

 

가을 파종을 무와 쪽파만 심어놓고 자주 들리지 못했는데

쑥쑥 잘 자란 무를  몇 포기 솎아내어  무김치를 담으면서 

내 생애 처음으로 직접 씨 뿌리고 가꾼  무농 약 친환경 무김치를 담다니 더 정성이 들어가고

즐겁기도 하고   내 생활의 이변을 만들어낸 것이 더드미 농장 덕분이었습니다.

농사도 시샘이 따르는가 봅니다.  다른가족들의 배추를 보면 많이 부럽습니다.

나도 배추를 심을 것 하고요... 우습죠.

 

이젠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는 것만 조심하면 김장까지는 무난할 것 같습니다.

무는 영하로 내려가기 전에 뽑아야 한다고 합니다.

배추는 겉이 살짝 얼어도 괜찮지만 무는 안된다고 하니 신경 바짝 쓰시길 바랍니다.

 

농장 풍경 감상하세요.

또 소식 드리겠습니다.

 

사진은 10월초 어느날의 풍경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