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겨울이 좋은 이유가 있다.

자유로운 영혼(이국희) 2018. 5. 24. 10:19

겨울이 좋은 이유가 있다.   2012. 2. 20.

 


눈이 오면 무작정 좋았던 어린 시절

시린 손을 비벼가며 빗자루를 들고 눈을 쓸었었다.

햇살 가득한 마루에 서서 처마 끝에 달린 칼끝 모양의 고드름은

장난감이며  또한 얼음과자가 되었다.

장독 위에 소복이 쌓인 눈을 한웅큼 먹어도 보았다.

꽁꽁 얼어붙은 하천은 세찬 겨울바람 속에서도 쌩쌩 달리는 썰매로

입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난다.

아버지가 만들어준 판자에 쇠꼬챙이를 박은 썰매로 남동생은 신났다.

 

우물가에서 세수하고  방에 들어가려고 문고리를 잡으면

문고리에 손이 쩍 달러 붙었다.  그 느낌은 겨울의 선물이었다.

이런 겨울의 맛은 추억이고 그리움이다.

 

 


영하 몇도 라는 일기예보만으로도 미리 웅크려지고 꼼짝하기 싫다.

방안에서 뒹글거리다 보니까 얼굴이 붓고 멍한 기분으로  찝찝한 날들의 연속.

큰 맘 먹고 병목안 하늘공원을 찾았다.

모든 것을 버린 나무들이  무장한 병정처럼 꼼짝않고 세상을 지키는 것 같았다.

 

맑은 겨울하늘이 시리도록 파랗다.

하늘에  바다가 떠 있는 것처럼  싱싱하다.

한껏 고개를 젖히고 높은 하늘을  눈이 부시도록  쳐다보았다.

빰 을 스치는 상큼한 공기가 무거운 마음까지 홀가분하게 한다.

이 맛이야 겨울이...

 

날마다 산책할까 ?   꿈도 야무지지~   난 알고 있다    작심삼일이 될  것을.

 


며칠 전   한 밤중에 쓰레기를 버리고 나서 밤하늘을 보고 깜짝 놀랐다.

겨울 밤 하늘에 떠 있는 총총한 별 유난히 반짝였다.

이렇게 많은 별들을 본 적이 없었다. 추위도 아랑곳 않고 한참을 쳐다보았다.

깜깜한 밤하늘의 저 별빛들이  누구에게나  한 줄기의  희망과 꿈이 되길....


별자리 관측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 겨울이라고 하더니

바로 이런   밤이었구나.


 

밤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내 삶의 영혼이다.

겨울이 좋은 이유 중 하나 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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